제철 어수리나물 효능과 봄을 담은 레시피로 무침 요리하는 방법
시금치나 취나물처럼 데쳐 먹는 나물을 보면서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영양소가 더 많이 파괴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전자레인지 조리는 오히려 물에 푹 삶는 방법보다 비타민C를 비롯한 일부 영양성분을 잘 보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자파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가열하는지,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지입니다. 나물의 영양 손실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자레인지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조리시간과 적은 물입니다. 나물을 끓는 물에 데치면 비타민C나 엽산처럼 물에 녹는 성분이 데친 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반면 전자레인지에서는 소량의 물이나 나물 자체의 수분을 이용해 빠르게 익힐 수 있어 이런 용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채소의 데치기·삶기·전자레인지·찜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비타민C 보존율이 채소와 조리법에 따라 0~91.1%로 크게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전자레인지 조리에서 비타민C 보존율이 높고 삶기에서 가장 낮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라서 영양소가 많이 파괴된다'는 생각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열에 약한 영양소라면 어떤 방식이든 손실될 수 있으며, 실제 차이를 만드는 핵심은 가열시간과 온도, 물과의 접촉 정도입니다.
비타민C는 조리 방법에 민감한 대표적인 영양소입니다. 열에 영향을 받는 데다 물에도 잘 녹기 때문에 오랫동안 삶을수록 손실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나물의 조리법을 비교할 때 좋은 지표가 됩니다.
2023년 여러 채소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삶았을 때 아스코르빈산(비타민C) 감소율이 약 9.83~70.88%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해당 연구의 전자레인지 조리에서는 초기 비타민C의 90% 이상이 보존돼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브로콜리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도 전자레인지 등을 이용한 처리에서는 비타민C가 90% 이상 남은 반면, 삶기에서는 약 34%, 찌기에서는 약 22%가 손실됐습니다.
다만 이 숫자를 모든 나물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나물의 종류와 크기, 조리시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나물에는 비타민뿐 아니라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식물성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들 역시 조리 과정에서 열에 의해 분해되거나 물속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8종의 야생 식용 잎채소를 대상으로 삶기·찌기·전자레인지 조리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삶기가 총 폴리페놀과 항산화 활성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 일부 식물에서는 찌기나 전자레인지 조리 후 특정 페놀성 화합물이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브로콜리의 플라보노이드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삶기는 조사한 플라보노이드에 상당한 손실을 일으킨 반면, 찌기와 전자레인지 조리에서는 손실이 비교적 적거나 측정 농도가 증가한 성분도 있었습니다.
가열로 세포벽이 부드러워지면서 원래 조직 안에 있던 성분이 분석되기 쉬운 상태로 바뀌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전자레인지가 모든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을 가장 잘 보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조리법이라도 식물과 영양소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국내 연구진이 여러 채소의 비타민을 조사한 결과, 전자레인지 조리는 시금치와 근대에서는 비타민K 손실이 가장 적었지만 쑥갓과 아욱에서는 오히려 비타민K 손실이 가장 큰 조리법이었습니다. 지용성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E 역시 채소 종류와 조리법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했습니다.
또 25종의 잎채소를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연구에서는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카로티노이드·비타민C 등이 식물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했습니다. 결국 '전자레인지 영양 손실은 정확히 몇 %'라고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자레인지의 장점을 살리려면 먼저 씻은 나물의 물기를 완전히 말리지 말고 표면에 남은 약간의 수분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넣고 뚜껑이나 전용 커버를 사용해 증기가 빠르게 돌도록 하면 적은 물로 익힐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 이상으로 오래 돌리지 않는 것입니다. 연구에서도 짧은 조리시간이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등 영양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번에 지나치게 오래 가열하기보다는 짧게 가열한 뒤 상태를 확인하고 부족하면 조금씩 추가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의 출력과 나물의 양, 줄기 두께에 따라 필요한 시간이 달라지므로 '무조건 몇 분'이라는 공식보다는 숨이 죽고 먹기 좋게 익는 최소 시간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영양 보존만 생각하면 많은 경우 짧은 전자레인지 조리가 물에 오래 삶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비타민C처럼 수용성이면서 열에 민감한 영양소는 많은 물에 오래 노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물 요리에서는 영양성분만 고려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나물은 데치는 과정이 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쓴맛이나 떫은맛을 줄여 더 먹기 좋게 만듭니다.
또 식물에 따라 조리가 특정 성분의 이용 가능성을 높이기도 하므로 생나물이 언제나 가장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정리하면 전자레인지 조리는 영양소를 많이 파괴하는 조리법이라기보다, 잘 활용하면 영양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적은 물과 짧은 시간입니다. 나물을 전자레인지로 익힐 때는 필요한 만큼만 가열해 식감과 색을 살려보세요. 간편하면서도 영양을 지키는 좋은 조리법이 될 수 있습니다.